1987년 6월, 그들은 왜 거리로 나갔을까?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암살당하고 당시 총리였던 최규하가 대통령 직을 이어받습니다. 오랜 독재에 지친 국민들은 민주화 정부가 출범할 것을 기대했지만 그해 12월 12일 전두환과 신군부 세력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며 국민들의 꿈은 물거품이 됩니다. 그렇게 전두환은 간접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하고 또다시 개헌을 통해 7년 단임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하지만 그의 임기 말, 독재 정권의 인권 탄압은 더욱더 심해져 갔고, 심지어 당시 대학생이었던 박종철이 고문을 당해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여론은 박종철 사망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이러한 비극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독재를 끝내고 대통령 직선제를 부활시키라 요구합니다. 하지만 전두환 정권은 이를 끝까지 무시하고 거부하자 분노한 대학생들이 들고일어나며 6월 항쟁이 시작됩니다.
줄거리
1987년 전두환 정권 말, 대학생 박종철이 대공수사처 경찰의 수사 중 사망하고 경찰은 이를 심장마비로 속여 화장하려 합니다. 공안부장 최검사(하정우)는 고문 치사를 눈치채고 시신을 화장하지 못하도록 막습니다. 이 때문에 분노한 대공수사처의 박처장(김윤석)은 지검장까지 압박하여 시신을 화장하려 하지만, 몰래 기자에게 정보를 흘려 사건이 공론화됩니다.
박처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관이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해명했고, 여론은 이를 믿지 않습니다. 심지어 박종철의 가족도 시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사람들의 의심은 점점 더 커져갑니다. 결국 끝가지 사실을 밝히고자 하던 기자 윤상삼(이희준)은 당시 박종철을 치료했던 의사에게 고문치사의 흔적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냅니다. 부검을 진행하고 언론에서도 진실을 외치지만, 경찰은 단순 과실치사로 사건을 마무리 짓고, 사실을 밝히고자 노력한 이들을 해고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더욱 사실에 다가갔고, 결국 정권은 중간 책임자인 조반장(박희순)을 희생양 삼아 감옥에 보내고 사건을 무마합니다.
한편 당시 감옥에는 수많은 사람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 잡혀왔습니다. 간수인 한병용(유해진)은 투옥된 민주 열사들과 외부 민주 세력을 이어주는 연락책입니다. 한병용의 조카 연희(김태리)는 삼촌의 부탁으로 종종 연락책 일을 돕지만 민주화 운동에 관심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데모 현장 근처에 있다 휘말리게 되고 학교 선배인 이한열(강동원)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이한열은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학생이었고 연희는 그런 그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전두환 대통령은 정권을 연장하려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각계 각층의 시민들은 이 소식에 분노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던 한병용은 결국 경찰에 잡히고 연희는 삼촌을 대신해 정보를 전달합니다. 그 중요한 정보는 바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범에 대한 정보였고, 김승훈 신부가 이를 밝히며 모든 전말이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박처장과 경찰들은 처벌받지만, 대학생들은 독재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거리로 나가게 됩니다. 이한열은 시위대의 가장 앞에서 시위를 주도하던 중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죽게 되고, 이 사실에 분노한 많은 시민들도 거리로 나서게 됩니다. 위험한 민주화 운동에 관심이 없던 연희도 이한열의 죽음으로 인해 시위에 가담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역사의 한 장면을 가장 잘 묘사한 영화
영화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6월 민주 항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칫 감정에 호소하기만하는 신파극이 될 수도 있었지만, 감독은 그 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그리며 훌륭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대학생, 직장인, 종교인부터 민주화 열사들까지, 지금 우리 세대가 누리고 있는 이 당연한 자유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의 수고가 잘 와닿는 영화입니다. 특히 영화의 악역인 박처장의 행동과 감정을 상세히 그리며 영화의 긴장감을 높였기에 영화 자체만을 도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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