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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가장 완벽한 사극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by infoteller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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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15일간의 기록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실제 승정원일기 속 사라진 15일간의 이야기 이야기를 상상을 통해 지어낸 사극 영화입니다. 또한 광해군일기에는 마치 왕의 대역을 구하는 듯한 의미를 가진 문구가 있고 이를 활용해 감독은 극에 사실성을 부여합니다. 광해군은 어린 시절부터 어진 성품으로 신하들 사이에서 인망이 두터웠으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며 무능한 선조를 대신하여 분조를 운영했습니다. 그런 그가 왕이 된 후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치면서도 권력에 집착하여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르는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영화의 상상력의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러한 권력 다툼으로 지칠 대로 지친 왕 광해군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대역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합니다. 

 

 

줄거리 및 리뷰

 권력 다툼으로 혼란한 광해군 8년, 광해(이병헌)의 식사에서 독이 검출되고 광해는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점점 쇠약해져 갑니다. 그래서 도승지 허균(류승용)에게 왕을 대신할 대역을 구할 것을 명하고 허균은 저잣거리에서 만담꾼을하며 살아가는 하선(이병헌)을 발견합니다. 하선은 광해와 똑같은 용모를 하였으며 만담꾼 일을 한 덕에 광해의 말투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는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허균은 급히 하선을 궁으로 불러 왕의 대역을 시킵니다. 

 궁궐 생활을 처음하는 하선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잘 적응해 나가며 궁궐 사람들에게도 친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왕의 남은 식사를 가지고 궁녀들이 끼니를 해결한다는 말을 듣고 음식을 일부러 남기는 등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주며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조내관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궁 생활 중 가장 힘든 점은 바로 중전(한효주)을 만나지 않고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정체가 탄로 날 것도 걱정이지만 중전의 오빠인 유정호가 반대파 신하들의 누명을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파 신하의 중심에는 이조판서 박충서가 있었는데, 극 중 광해의 정체를 파해치는 인물입니다. 

 당시 조정은 대동법과 호패법 문제로 인해 대신들과 광해 세력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대동법과 호패법은 지주에게는 불리하고 소작농과 일반 백성에게 유리한 법으로, 지주였던 대신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선은 이러한 것을 알 길이 없었기에 그저 허균이 써주는 대로 읽기만 하는 허수아비 왕으로 지내며 생활합니다. 그 사이 허균은 광해군이 쓰러진 이유가 박충서의 계략때문인 것을 알아내지만 광해가 깨어나지 않고 증거가 없어 시간만 흐르고 맙니다. 하선은 궁녀 사월이(심은경)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정부패로 인해 가족이 노비로 팔려가고 자신은 궁녀가 된 사연을 알게 되고 점차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적을 읽고 공부한 끝에 하선은 더이상 허수아비 왕이 아닌 정치를 할 수 있는 왕이 되었고, 백성을 위한 선정을 베풀기 시작합니다. 또한 대신들의 반대에도 유정호의 누명을 벗겨주며 중전과의 거리도 점차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왕의 호위무사인 도부장(김인권)이 하선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하선의 목에 칼을 겨루며 정체를 밝히라 합니다. 그 위기를 중전의 도움으로 넘기고 도부장에게도 인정을 베풀어 도부장의 마음을 얻습니다. 시간이 흘러 광해는 결국 깨어나고 허균에게 하선을 죽일 것을 명하지만 그러한 사실도 모른 체 하선은 조정에서 대신들의 반대로부터 중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하선이 진짜 왕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신들과 중전에게까지 들키게 되며 허균과 마주합니다. 

 허균은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 하선에게 도망칠 것을 제안하고, 하선은 도망칠 마음을 먹지만 명을 위해 병사를 파병하자는 대신들의 말을 듣고 분노하며 백성을 살리기위해 중립 외교를 명합니다. 이에 반발한 대신들이 하선을 독살하기 위해 독이든 사탕을 사월이에게 전달하지만 사월이가 하선 대신 죽게되고 하선은 분노합니다. 이 일로 절도사 이정랑을 잡아들이지만 박충서가 대신들과 군사를 이끌고 광해를 처단하러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허균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하선을 보고 진짜 왕이 될 것을 제안하지만 하선은 이를 거절하고, 허균은 지난 보름간의 기록이 담은 승정원일기를 깨어난 광해에게 보여줍니다. 기록을 본 광해는 궁으로 복귀하고 가짜 왕을 끌어내리기 위해 병사를 동원한 박충서와 그 일당은 진짜 광해의 모습을 마주하고 모든 것이 끝났음을 받아들입니다. 도부장 희생으로 궁궐에서 도망친 하선은 한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이를 배웅 나온 허균은 하선에게 진심 어린 감사인사를 올리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감상평

 제가 본 영화중 최고의 사극이라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광해군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 이루어지는 데에도 큰 공헌을 한 작품입니다. 실제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것처럼 인조반정으로 정권일 잃은 광해는 후대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광해는 권력을 지키고자 잔혹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다고 평가받습니다. 사대주의를 목숨처럼 여기는 조선에서 명나라에 대항한 유일한 왕이며 이 때문에 왕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주는 메시지가 무겁습니다. 광해군 이후 인조 정권에서 청의 침략으로 조선이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을 생각하면, 광해군이 왕의 자리를 지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합니다. 영화를 보며 배우들의 명 연기도 칭찬할 수밖에 없습니다.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한 이병헌 배우를 포함하여 류승용, 김인권 등 명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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