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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남한산성> 리뷰 - 무엇이 옳은 길인가

by infoteller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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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

 

영화 <남한산성>의 배경

  영화는 조선 암흑기의 시작이라 평가받는 1636년(인조 14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인조는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으로 왕이 되었습니다. 광해군은 자신의 왕위에 위협이 되는 세력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계모인 인목왕후를 덕수궁에 가두고, 그녀의 장자인 영창대군을 죽입니다. 또 당시 쇠퇴하던 명나라와 떠오르던 후금(청나라) 사이에서 중립외교 정책을 펼치며 유교를 중시하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에게 반발을 사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반정을 일으켜 왕이 된 인조는 더욱더 유교를 신봉하고 명나라에 예를 다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본인이 왕이 될 수 있었던 정통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과 친하게 지내며 후금을 배척하는 친명배금 정책을 펼치게 되고, 후금은 광해군의 원수를 갚는다는 핑계로 1627년 조선을 침략합니다. 이 전쟁이 정묘호란 이며, 이 전쟁의 결과로 인조는 강화도로 피신해 저항해 보지만 결국 후금과 화친을 맺고 형제관계가 되기로 합니다. 사실 후금이 조선과 형제관계를 맺은 것은 당시까지만 해도 명나라 세력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조선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명나라가 완전히 몰락한 후, 후금은 조선에 형제관계가 아닌 군신관계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조선은 명나라를 따르자는 척화파와 청나라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주화파로 갈라져 싸우게 됩니다. 결국 1636년 후금은 나라의 이름을 청으로 바꾸고 조선을 침략하게 되고, 이 전쟁이 병자호란입니다.  

 

 

줄거리 및 리뷰

 병자호란으로 인해 이번에는 강화도로 피신하지 못한 인조와 신하들은 남한산성에 갇히게 됩니다. 이에 청나라는 남한산성을 포위하고 47일간의 긴 싸움이 시작됩니다. 척화파의 대표 김상헌(김윤석)과 주화파의 수장 최명길(이병헌)은 각자의 주장을 고수하며 대립하고 있습니다. 최명길은 홀로 적진으로 가 청나라 장수 용골대와 화친 협상을 하고 청나라의 요구사항인 세자를 볼모로 보낼 것을 왕에게 청합니다. 하지만 김상헌은 오히려 청나라에 세자를 볼모로 보내자 주장하는 최명길이 반역자이고 최명길을 죽여 청의 의지를 꺾고 조선 병사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두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인조와 신하들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조선 병사들은 추운 날씨와 배고픔으로 지쳐만 가고 있습니다. 함부로 불을 피는 것도 힘들고 눈과 비를 피하는 것조차 힘듭니다. 군량미도 점점 바닥나고 있어 최명길은 다시 한번 용골대와 협상을 하러 떠납니다. 하지만 협상 중에 청의 칸이 조선으로 오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조선의 운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이 사실을 조선 조정에 알리지만 왕과 신하들은 오히려 하루빨리 다른 지역에서 근왕병을 불러 청나라에 맞서려고 합니다. 남한산성을 구하러 오라는 왕의 격서를 전달받은 병사가 떠나고 왕과 신하들은 초조히 그들을 기다립니다. 그 사이 조선 측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바로 조선 장수 이시백(박희순)이 이끄는 군대가 청나라 장수의 목을 베고 첫 승리를 획득한 것입니다. 또 한 어린 여자아이가 적진을 뚫고 남한산성으로 들어오게 되어 조선은 큰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사실 그 어린아이의 할아버지는 인조의 피난길을 안내했지만 비밀을 유지할 목적으로 김상헌이 살해한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안 김상헌은 혼란에 빠집니다. 나라를 위해 한 행동이었으나 한 소녀의 가정을 없애버린 그도 무엇이 옳은 길인지 고민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이제 남한산성 안에는 병사들이 먹을 식량도 바닥나고 말들이 굶어 죽고 있습니다. 대신들은 왕의 존엄성을 대표하는 말을 살리기위해 군사들의 추위를 막아주는 가마니를 말의 먹이로 쓰자고 주장합니다. 김상헌은 이를 반대하지만 결국 가마니를 말먹이로 주게 되고 성안의 백성들과 군사들은 왕실을 외면하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왕의 격서를 받고 떠난 병사의 목이 발견되고 모든 희망을 잃은 성안 사람들은 내분에 빠지게 됩니다. 해가 바뀌고 최명길은 다시 한번 청나라 진영으로 가 동태를 살핍니다. 하지만 청나라에서는 이미 남한산성의 열악한 상황을 알고 있었고 홍이포라는 최신 대포를 준비해 남한산성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부러 방비가 약한 부분을 노출하여 조선군을 유인하였고 이 함정에 빠진 조선군은 기습 공격을 했지만 오히려 전멸하는 막심한 피해를 당합니다. 그리고 홀로 분전한 이시백마저 패배의 책임을 물어 곤장형에 처하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아는 김상헌은 지역의 지리를 잘 아는 대장장이(고수)에게 왕의 격서를 전달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조정에서는 또다시 김상헌과 최명길의 논쟁이 펼쳐집니다. 살기 위해선 가지 못할 길이 없다는 최명길과 삶과 죽음에는 아름다운 자리가 있다는 김상헌의 주장이 대립하고 또다시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합니다. 결국 도착한 삼전도에 도착한 칸은 인조에게 최종 항복기한을 통보하는 편지를 보내게 되고 인조는 항복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김상헌은 이렇게 항복하는 것은 '살아서 죽는 길'이며 '죽어서 살 길'도 방도라고 합니다. 죽음으로 의를 지키자는 김상헌과 삶을 지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최명길의 치열한 논쟁은 영화가 절정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결국 다음 날에도 근왕병은 오지 않고 청의 공격이 시작되고 최명길은 청의 진영으로 가 인조의 항복 문서를 전달합니다. 

 김상헌은 최명길과 마지막 대화를 나눈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인조는 삼전도로 가 칸에게 세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를 행하고 다시 남한산성으로 돌아옵니다. 폐허가 된 남한산성에는 민들레 꽃이 피고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감상평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의 소설 남한산성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소설가 김훈이 쓴 남한산성은 한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영화화되기 전에도 아주 유명 소설이었습니다. 이런 소설의 영화화를 걱정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영화 남한산성은 소설의 무게감을 살리면서 훌륭한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다른 나라의 침략과 지도자의 무능력함에 고통받고, 저마다의 뜻을 가진 훌륭한 신하도 왕의 우유부단함 앞에서는 그 뜻을 펼칠 수 없는 조선의 현실을 잘 나타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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